본문 바로가기
My Winter Sleep

[주말농장] 201123 WeekenFarm morning

by 겨울잠결심 2020. 11. 23.
반응형

주말농장 하기농장 소속 결잠농산

주말농장을 한지 6여년이 되어 가는 동안, 올해처럼 배추와 가을부와 돌산갓과 시금치가 잘 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배추는 항상 벌레 쫓는 약을 뿌리는 시기를 놓치거나, 아예 약없이 재배한다고 마음먹고서는 너덜너덜해진 배추를 수확하거나 수확시기조차 늦어져서 시들시들한 배추를 수확하거나 배추모종을 심는 시기를 놓치고, 비료를 넣지 않거나 넣는 시기를 놓치거나 물을 제때 적당히 주지 않아서 덜 자란 배추를 수확하곤 했었다.

잘 자란 김장배추
누런 잎도 없이 잘 자란 배추

 

올해는 생육(자란 정도)도 좋고(물론, 좀 더 크게 실하게 자랄 수도 있었을 기회가 많았다), 병충해도 없고, 벌레가 먹지도 않았다. 같은 하기농장에서는 소규모이고, 사이즈도 비교하자면 좋진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농장의 배추 상태가 좋다. 날씨가 약 3주간 생육에 좋은 환경을 제공했고, 다들 부지런히 물을 주고, 때를 맞춰서 비료를 넣어줘서 잘 자랄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추는 심는 시기, 모종이 자릴 잡고 난 다음에 어느 정도 잎이 자란 초기에 벌레를 쫓는 약을 뿌려줘야 한다. 그 어리고 작은 잎들을 벌레가 좋아한다는데, 그 때 약을 뿌려주면, 벌레를 쫓아내서, 그 다음부터는 벌레가 많이 붙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에 뿌리고 나면, 농약에 대한 잔여도도 훨 낮아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곤, 꾸준히 물을 줘야 한다. 일기예보를 확인해서 중간중간 비가 올 때 빼고는 땅이 흠뻑 젖도록 물을 줘야 한다. 배추도, 무도 아주 많은 구성이 수분으로 구성될 정도로 물 주기는 배추와 무우의 생육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부던히도 물을 주러 밭에 갔었다. 기온이 높고, 습도가 낮은 그런 건조한 나날에는 거의 매일같이 밭에 가서 한두시간씩 물을 주곤 했었다. 덕분에 잘 자란 것이겠지? 비료 또한 주위 선배(?) 농장인들의 권유와 추천으로 제공되다시피 하는 비료를 곳곳에 잘 주고, 비료가 있는 곳은 특히나 빨리 녹아서 배추의 생육에 영향을 빨리 주도록 물을 뿌려대곤 했었다. 올해 배추는 조금 더 움직여주고, 한번 더 생각해서 때 맞춰서 많은 것들을 이 친구들에게 제공해주니, 그에 맞는 모습을 갖춰주는 것 같다. 판매하는 배추의 수준보단 안 되겠지만, 그래도 김치로 해볼만한 배추가 19여통 정도 되니, 성공적이다.

 

가을무
오손도손 가을무

 

가을무 또한 신경을 많이 썼다. 가을무는 파종을 씨앗으로 한다. 배추도 물론 씨앗으로 해도 되지만, 잘 안 그러는 것은 모종으로의 생장이 쉽지 않고, 솎아줘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어서인 것 같다. 하지만, 무우는 씨를 뿌리는 족족 발육을 하고, 잘 자란다. 그래서 씨앗을 너무...가 아니라 많이 뿌려도 솎아줘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3여년 간의 경험이 이번 가을무 파종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 씨앗을 아주 인색하게 파종했더랬다. 그 결과 거의 솎아줌이 없이 잘 자랄 수 있었는데, 두번째 사진처럼 같이 있는 두 친구 중에 한 친구를 미리 솎아줬다면, 남은 한 친구는 더 대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날에 나가서 팔 것도 아니고, 그저 자라는 대로 두고 싶기도 했고, 솔직히 솎아내는 시기를 놓치기도 했다...잘못 솎아내면, 남겨서 잘 자라야 하는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이도저도 안 되는 파국을 맞이할테니...

무우도 수분이 정말 중요하다. 물론 비료도 중요하고, 솎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비료를 주고, 잘 솎아줘도 물을 주지 않으면, 무청도 작고(그리고, 무청이 납작하게 바닥에 깔리듯이 자란다. 짧게), 무우의 크기도 작다. 물론, 뿌리채소이기 때문에 처음에 고랑을 만들 때, 충분한 높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잘못 고랑을 만든 것은 고랑 사이의 높이를 낯게 하고, 무우가 자라는 고랑만을 높게 하면, 물을 줘도 이 아이가 제대로 물을 먹기가 힘들다. 올해 배운 것은 물을 줬을 때, 그 물이 작물이 있는 고랑에 오래 머물도록, 그리고, 고랑사이의 깊이가 낮을 수록 고랑에 있는 작물에겐 물을 먹기가 멀기 때문에 그 높이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작물들은 그저 고랑을 낮게 하면, 되지만, 뿌리채소는 양쪽을 다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무우가 아래로 아래로 더 길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작물이 있는 고랑의 흙은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높게 만들되, 양쪽의 고랑 사이의 높이 또한 높게 해서 수분이 지속적으로 잘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올해의 가을무 재배 또한 성공적이다.

 

시금치

시금치의 파종시기는 조금 늦은 듯 하지만, 앞으로 12월 중순까지는 이 친구가 아주 강인하게 잘 자라줄 것을 알기 때문에 기대가 아주 많이 된다. 한 쪽에 씨를 뿌려서 파종하기도 하고, 잘 발육하고 있지만, 밭의 중간중간에도 파종을 했는데, 그 친구들도 잘 자라고 있다. 그 맛이 더 진한 시금치를 만날 수 있을 기대감에 추운 겨울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여수 돌산갓

 

돌산갓도 올해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다. 갓 또한 작년까지 파종시기를 놓쳐서 짤막하게 자라고 말았었는데, 올해는 몇개라도 수확할 만한 게 있다.

돌산갓

한줄에 파종한 갓들이 이번달 말까지 잘 자라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배추가 아닌 돌산갓
배추 사이의 돌산갓

 

돌산갓 또한 씨로 파종을 했는데, 씨를 뿌리다보니, 엉뚱한 곳에 자란 것도 있다. 위의 돌산갓은 배추모종을 파종한 곳의 그 사이에서 싹을 틔워서 어떤 돌산갓보다 잘 자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배추 사이에는 비료를 놓아두었는데, 이 친구도 어부지리로 비료를 먹었으니, 이리 잘 자랄 수 밖에.

쪽파
대파

 

쪽파 파종은 이번에 파종을 하고, 덮은 흙을 너무 두껍게 덮은 덕에 곧게 자라질 못하고, 저렇게 펌을 한 듯이 자라났다. 대파도 늦게나마 파종을 다시 했는데, 이 친구들은 내년 봄에 뿌리를 잘 지키고 있다가 내년 파종한 대파가 자라기 전에 충분히 내게 기쁨을 줄 것 같다.

청치마 상추
적치마 상추
적치마 상추

 

올해는 가을상추도 성공적이다. 상추는 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 정도 파종하고 수확할 수 있는데, 봄에 파종한 상추는 잘 자라고, 꽃도 피우고, 씨앗도 만들 수 있지만(그 전에 물론 다 먹고, 치워버린다) 가을 상추는 아직 내겐 어렵다. 시기라는 개념보단, 타이밍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싶다. 타이밍이 너무 빠르면, 싹을 틔우고, 잎이 조금 자라다가 바로 꽃대를 세워버리니 말이다. 올해엔 타이밍이 맞았는지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잘 자라주었다. 봄상추는 부드럽지만, 노지의 가을상추는 그 쫀쫀한 식감과 향이 말할 수 없이 좋다. 특히나 요즘처럼 아침엔 5도 내외의 저온에서 낮엔 15도 내외의 적당한 온도라면, 발육은 느리겠지만, 그 맛은 더없이 좋아진다.

2020 주말농장, 결잠농산 in 하기농장, 아주 성공적!!!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