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땅고 여행중에 일행과의 시간이 다 되어 헤어지고 난 뒤,
그 인근에서 최근에 있었던 사건이 계속 떠올랐다.
현장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 같다.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살해’
길고양이도 아니고,
설사 길고양이라 하더라도 한 생명을...
자신이 길고양이를 혐오한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친구’는 엄연히 함께 하는 가족이 있는 집고양이였다.
범인은 구속되지 않고, 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법률 상으론 ‘재물손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길고양이가 싫고,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면,
자신이 발벗고 나서서 길고양이에게 TNR를 해주면 될 것을...
한 생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짓이다.
그러한 개개인의 인식도 변화되어야 하고,
그에 합당한 법률 또한 제대로 제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에도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지고, 심사숙고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혹한 마음에, 순간의 유혹(?), 기분으로
15~20년의 수명을 가진 '이 친구'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내가 주로 들여다보는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인 ‘포인핸드’ ‘고.다.카페’에선
입양을 할 시에 충분히 필요한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생명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단순히 그 생명에게 해를 가하는 것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책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곧, 순간의 생각에 가족으로 들였다가 시들해져서 파양을 한다든지, 이사하면서 두고 간다든지, 캣맘들이 있는 곳에 ‘버려’두고 간다든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홍대입구역 5번출구에서 일행과 헤어지고,
사건이 있었던 그 곳에 갔다.
가는 길에 치즈냥 한 마리가 사람에게 거리낌없이 앉아있는 모습도 있었다.
영상을 통해 그 가게 앞쪽을 봤었지만
실제로 보니, 다시금 ‘그 친구’의 비명이 들리는 듯 했다.
마음이 몹시 가라앉고, 좋지 못했다.
‘그 친구’는 가게 앞에 뉘여주었는데,
묘비식으로 작은 메세지가 있었다.
‘편히 쉬어, 미안해’
보고 또 보고, 떠오르고, 생각하고...
사람들의 인식과 법률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2의 자두, 제3의, 제4의 자두가 또 나올 것이다.
얼마 전, 관련 내용으로 올린 국민청원의 서명이 20만명을 넘었다.
청와대에서 분명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에선 입법부가 아니라서 단순히 역할을 미루는 답변을 해서는 안 된다.
행정적인 절차와 입법부의 건의 등 최대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절차 또한 진행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할 것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정부가 진행하는
민생, 복지, 경제, 안보 등등이 어떤 설득력이 있을까...
다시 돌아오는 길에서
아까 보았던 치즈냥이 숲길 옆쪽 작은 건물 앞에 있는 화분 사이에 누워 있는 걸 봤다.
졸린 듯 눈이 살짝 감겨있고, 더운 듯 몸은 늘어져 있었다.
자연스럽고, 평화로워보이는 그 모습이 좋았다.
다른 나라 터키라는 곳은 정말 사람과 고양이들(그리고 개들도)이 조화롭게 잘 지내고, 서로서로 거리낌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조금씩 조금씩 반려동물, 길고양이 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서 그런 모습으로 공존했으면 좋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며, 이러한 의견은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 온 사진과 유사하다.
이번 서울여행 중에, 마침 숙소가 이 건물 인근이었다.
이 사진은 한시간여 전에 내가 촬영한 사진이고,
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는
나무데크를 지나, 돌계단의 제일 위, 현관 앞에
어느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 있는 사진이였다.
어제 이 건물을 처음 봤는데,
본 순간에 바로 그 게시물이 떠올랐다.
현관앞에 앉아있던 ‘친구’가 떠올랐다.
지금도 근처에 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그 건물을 사용하시던 분이 ‘이 친구’를 두고 간 듯하다고,
그러한 내용으로 사진 한 장과 함께 ‘목격’이라는 부제목으로 올라와 있었다.
댓글에는 의견이 많았다.
건물 운영 시엔 고양이로 인해 주목받고, 떠나면서 ‘버려’두고 가는 건 무슨 처사냐?는 등의 비난 댓글이 많았다.
‘이 친구’가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지만
부디 좋은 곳, 좋은 집사를 만나서 남은 여생, 집사도 냥이도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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